깟바 섬을 떠나 페리를 타고 하이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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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깟바 섬 항구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니 날씨가 꿉꿉하다.
체크아웃 하고 가까운 카페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Like Coffee 라는 이름옆에 페이스북의 좋아요 아이콘을 붙여놓았는데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SNS에 업로드하도록 유도하는 듯한 이름이다.
바나나 팬케이크와 커피를 주문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음식점에 갈때마다 베트남 여행 잘왔다는 것을 느낌.
다리에 뭔가 닿이는 느낌에 깜짝 놀라 보니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다.
떨어진 음식 조각들을 주워먹으려고 온 것 같은데, 의도치않게 캣카페가 되어버린 모습.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상당하다. 짱짱좋아하는 초코바나나 콜라보에다가 양도 푸짐하고 가격까지 싸니 더 바랄 게 없다!
얼음을 띄운 밀크커피는 역시 베트남 커피답게 매우 진했다.
고양이가 부지런하게 움직이길래 먹을 걸 찾으러 다니나 했는데, 알고보니 새끼고양이에게 먹일 것을 찾고 있던 것 같다.
오래 친한 사이처럼 내 다리위로 올라오는 모습에 심쿵. +_+ 목줄을 묶고 있다. 돌봐주는 사람이 있는 듯.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어제 있던 축구시합 때문에 다들 피곤한지(?) 늦잠중.
계단이 아래로 나있는 곳에 통통배를 가져다대더니 상자와 물고기를 잔뜩 내린다.
물고기가 살아있지 않고 봉투에 들어있는 것을 보니 갓 잡은 것은 아니고 수상가옥에서 온 것 같기도? 잘 모르겠다
배를 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호수를 한바퀴 빙 둘렀다. 그 지름이 500m 정도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호수다. 물이 뿌연 것은 흠
호수 주변을 따라 집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평상이나 바닥에 새빨간 무언가를 늘어놓은 곳이 많다.
가까이 가면 생선 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이 아마 어류를 갈아 놓은 듯 싶다.
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은데 베트남어를 할 줄 모르니 통 답답하다.
배 시간을 30분쯤 남기고 돌아왔다. 슬슬 여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북적북적~
탈 준비를 해야 하니 줄을 서라는(듯한 말을 하는) 직원.
줄 서서 기다리는데 아니나다를까 가운데로 그냥 들어가려다 몇몇 사람들이 저지당한다.
옆에 서있는 사람들좀 보세요..
입구에서 줄 선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저 앞으로 꾸깃꾸깃 몸을 밀어넣는 사람들.
베트남의 질서... 한국의 무질서는 양반
생각보다 깔끔하면서 생각보다 안깔끔한(?) 모습에 약간 실망을 -ㅅ-ㅋ
일단 심하게 더럽지는 않은데, 의자 등받이가 많이 부서져 있다. 뒤로 기대면 흔들의자마냥 쭈욱 밀려난다. 어차피 잘 거라 상관 없지만
하이퐁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역시 이곳도 날씨는 매우 구리다
터미널 바깥으로 나가기 전에 심호흡을 한 번 한다. 수많은 호객꾼들에게 둘러싸인 사이 소매치기를 당할까 두렵기에.
역시나 오토바이 대여상들과 택시 기사들이 어디 가냐고 졸졸 따라다니며 묻는다.
노땡큐. 나 좀 걸을래요.
성냥에 불을 붙이는 마냥 연신 무언가를 긁으며 파이프를 훅훅 불어대신다.
담뱃불을 붙이려는 것 같은데 라이터를 놔두고 왜 저런 방법을 쓰시는지는 비흡연자인 나는 알 길이 없다.
국악 비슷한 음악을 큰 소리로 틀어놓고 체조를 한다.
작은 의자들도 많고 느린 동작으로 흔들어대는 모습이 흡사 한국의 약수터 체조를 보는 듯.
부킹닷컴으로 팜 하 호텔이란 곳을 예약하고 왔다.
분명히 예약이 확정되었다는 답신을 받고 온 것인데, 프론트 직원 왈
- 시스템 오류로 니 방을 다른 사람한테 줘버렸어. 추가금액 내면 다른 방 줄게. 할래?
아뇨. 그럼 그렇다고 취소 메일이라도 보내던가. 배째라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ㅅ-... 그냥 나왔다.